생각에서 생각이 나오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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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21.01.19 조회32,594회 댓글0건본문
연구위원 김태윤
생각에서 생각이 나오나니라.
(교법 2장 53절)
상제님의 천지공사를 받드는 데에 뜻을 둔 도인이라면 현실에서 해원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자 한다. 정성을 다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계획을 모색하기도 하고 수도 과정에서 발생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하기도 한다. 상제님께서는 “생각에서 생각이 나오나니라”라고 말씀하신 바 있는데, 이 말씀은 수도인들이 정성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해주신 것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흔히 인간을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생각이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01 이라는 점에서 인간은 생각을 통해 환경을 이해하고 극복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생각이 지닌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자기 이익만 생각한다면 자기 이익을 구하기 위해서, 공동체를 위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타인까지 잘 되는 방법을 구하기 위해 생각의 능력을 사용할 것이다.
뇌과학에 의하면 생각을 하는 동안 뇌에 특정 생각의 회로가 형성된다고 한다. 뇌에는 자극과 흥분을 전달하는 신경세포체인 뉴런이 있으며 각각의 뉴런은 시냅스로 연결되어 있다. 뇌에 어떤 자극이 올 때, 뉴런으로 전해지고 시냅스를 통하여 흥분이라는 전기신호로 전달된다. 이렇게 연결되는 시냅스는 뇌에 수많은 회로를 만드는데, 생각이라는 신호가 주어질 때마다 해당 회로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생각을 통해 뇌세포에 자극이 갈 때 생각의 회로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더 나아가 이제 특정 생각을 계속할 때, 특정 생각의 회로가 강화된다. 실제로 뇌세포의 개수는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다. 그렇지만 갓 태어난 아기의 뉴런들은 서로 이질적이며 연결되어 있지 않다. 생후 2년간 감각 정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뉴런들이 매우 빠르게 연결되기 시작한다. 두 살이 된 아기는 100조 개가 넘는 시냅스를 지녔는데 이 개수는 성인이 가진 시냅스의 두 배에 해당한다. 이후 자신이 주로 경험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시냅스가 강화되고 그 외에는 시냅스가 약화하여 결국 제거된다. 성인이 되면 뇌 속에 있는 연결들은 강화된 경험으로 구축된 시냅스들만 주로 남는 것이다.02
생각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특정 생각을 계속하다 보면 그러한 생각의 회로가 강화되고 이후에도 그러한 생각이 나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항상 상극을 생각하면 상극하려는 생각이, 항상 상생을 생각하면 상생하려는 생각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남을 잘되게 하려고 마음을 가지는 것도 해원상생을 실천하려는 생각을 항상 지향하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이 지향하는 생각을 지속함에 따라 그렇게 하려는 생각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수도 과정에 장애라는 겁액을 만난다.03 도인들은 자신에게 어려움이 오더라도 항상 정성을 다해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는다. 도인이라면 며칠 동안 해결 방법을 구하려다가 문득 자신도 모르게 그 일을 해결할 방법이 떠오른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도전님께서는 수도에서 목적하는 바에 대해 어려움이 오더라도 그 정성이 지극할 때 신명이 알음 귀를 열어주기에 일이 풀려나간다고 말씀하셨다.
여러분도 일선에서 도 사업을 하다 보면, 많은 어려운 문제점들이 앞에 닥칠 것이며, 이럴 때 정성을 쏟아 연구하게 되어 그 정성이 지극할 때 갑자기 깨달아지고 일이 풀려나가는 것을 누차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이것은 신명들이 그 정성에 감동하여 알음 귀를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그 정성에 따라 무엇인가를 찾으려는 사람은 반드시 찾게 되고,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은 얻은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04
도전님께서는 수도 사업에서 부닥치는 어려운 문제점을 연구와 정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연구는 어떤 일이나 사물을 깊이 조사해서 진리를 찾는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연구는 어려움 겪게 될 때 그것이 자신에게 발동한 겁액임을 인식하고 그 사건을 대상으로 해서 해결방안을 찾는 생각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신명의 알음 귀를 통해 얻은 깨달음은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성을 다해 생각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 것이다.
『대순지침』에서 “해원은 척을 푸는 일이며 척을 맺는 것도 나요 푸는 것도 나라는 것을 깨닫고 내가 먼저 풂으로써 상대는 스스로 풀리게 되니…”05라고 밝혔듯이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상대나 환경에 두지 않고 자신에게 있다고 인식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전환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찾는 연구를 끊임없이 지속하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상생을 생각하면서 자기반성의 마음을 가지려는 노력이 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정성이 지극할 때 해답을 찾는다. ‘정성에 따라 무엇인가를 찾으려는 사람은 반드시 찾게 되고,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은 얻은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도전님의 가르침은 이런 연구와 정성이 갖추어질 때라야만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신 것이다. 신명이 알음 귀를 열어주려고 해도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와 정성이 부족하다면 그 해답을 줄 수 없다. 인간의 정성이 지극할 때라야만 깨달음을 얻어 문제를 해결하고 겁액을 극복할 수 있는 법이니, 결국 이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인간 자신의 주체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해원상생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어떻게 자기 변화를 이루고 주어진 일을 달성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것이 바로 생각이다. 그 생각을 정성을 다해 거듭할수록 생각에서 생각이 나오는 법이다. 정성 어린 생각에서 나오는 생각은 진리에 대한 이해에 머물지 않고 그 진리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까지 일러준다. 생각에서 생각이 나오는 것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모든 정성을 다하려고 했을 때 가능하다. 이렇게 볼 때, 수도에서 생각에서 생각이 나온다는 것은 해원상생을 실천하겠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해결 방법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정성을 다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인 것이다.
0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https://stdict.korean.go.kr)
02 데이비드 이글먼 저, 『더 브레인:삶에서 뇌는 얼마나 중요한가?』, 전대호 옮김 (서울: 해나무, 2018), pp.15-16 참고.
03 『대순지침』, p.93 참고.
04 「도전님 훈시」(1986.10.28).
05 『대순지침』,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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