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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기옥형(璿璣玉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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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6.08.03 조회4,0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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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제께서 여러 종도들의 집에서 선기 옥형(璿璣玉衡) 도수를 정하시니 신 경수의 집에 저울 갈고리 도수를, 황 응종의 집에 추 도수를, 문 공신의 집에 끈 도수를, 그리고 신 경수 집에 일월 대어명 도수(日月大御命度數)를, 문 공신 집에 천지 대팔문(天地大八門) 도수를 정하고 이 세 종도의 집에 밤낮으로 번갈아 다니시며 공사를 행하셨도다.”(예시 3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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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20년 조선에서 간행된 『서전대전집주(書傳大全集註)』의 선기옥형도

 

  옛날에는 선기옥형이라는 천체 관측기로 별을 보고 때를 알았다고 한다. 선기옥형의 선기란 북두칠성의 첫째 별에서 넷째 별까지를 의미하기도 하고 천체를 관측하는 데 쓰이는 기계를 뜻하기도 한다. 옥형은 북두칠성의 다섯째 별에서 일곱째 별까지를 의미하기도 하고 옥으로 만든 저울대를 의미한다. 결국 선기옥형은 북두칠성 또는 옥으로 만든 천체 관측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선기옥형의 ‘선’을 돌릴 선, 별 이름 선(璇) 자로 쓴 경우는 북두칠성의 별을 의미하고, 아름다운 옥 선(璿)이라고 쓴 경우는 혼천의와 같은 천문의기를 뜻한다. 『전경』에는 아름다운 옥 선(璿)으로 썼으며, 『조선왕조실록』에는 ‘선기옥형(璿璣玉衡)’으로 표기한 기사가 11건, ‘선기옥형(璇璣玉衡)’으로 표기한 기사가 7건이다.

  선기옥형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요순(堯舜) 때부터 주(周)나라 때까지의 정사(政事)에 관한 문서를 공자가 수집하여 편찬한 『서경(書經)』의 「우서(虞書)」 순전(舜典)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正月上日 受終于文祖, 在璿璣玉衡 以齊七政, 肆類于上帝 禋于六宗, 望于山川 徧于群       神”

(정월 상일에 요임금의 퇴위를 문조의 묘에 아뢰었다. 옥으로 장식된 혼천의를 살피시어 일월오성의 운행을 바로잡으셨다. 이어 상제에게 제사를 지내고, 천지와 춘하추동의 육종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산천에 제사 지내는 등 뭇 신들에게 두루 제사를 지냈다.) 

  

  위의 기록으로 순임금이 즉위한 해는 기원전 2287년 정월 1일이므로 그때 이미 선기옥형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후기에 만들었을 것으로 추론하지만, 기록상 1433년(세종 15년) 정초(鄭招)ㆍ정인지(鄭麟趾) 등이 고전『오씨서찬(吳氏書纂)』을 조사하고 이천(李蕆)ㆍ장영실(蔣英實) 등이 제작 감독하여 혼의와 혼상 등을 처음으로 제작하였다.

  선기옥형은 천지운행의 원리를 담고 있는 일월(日月)과 오행성(五行星: 금성, 목성, 수성, 화성, 토성) 및 28수(宿)의 운행을 관측하고 사계절, 24절기(節氣)의 기상 변동을 예측하는 천체 관측기이다. 순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되 먼저 천체의 운행을 살피고 하늘과 땅의 모든 신에게 제사를 지낸 것을 보면, 천체를 살피면서 단순히 기상만을 본 것이 아니라 하늘의 뜻을 받든 것으로, 대도(大道)를 본받아 행하고 그것을 백성에게 가르치고 베풀었다고도 볼 수 있다.  

 8030891dfe93f11e875316d7bc99af01_1470151혼천의(출처: 여주 세종대왕릉)

 8030891dfe93f11e875316d7bc99af01_1470151▲ 혼상(출처: 여주 세종대왕릉)

    

  천체를 살필 수 있는 천문의기를 동양에서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였다. 첫째로 선기옥형[선기(璇璣), 기형(璣衡), 혼천의(渾天儀), 혼의기(渾儀器), 혼의(渾儀), 혼천시계(渾天時計)], 둘째로는 상(象)[혼상(渾象), 천구의(天球儀)] 등이다. 

  선기옥형은 천구의 모형이 없지만, 혼상은 기원전 74년과 49년 사이에 경수창(耿壽昌)이 처음 제작한 것으로 하늘 밖에서 하늘을 볼 때와 같이 별들을 구면에 그려 넣은 천구의 모형으로 두 천문의기가 서로 확연히 구분된다. 

  선기옥형의 구조는 육합의(六合儀)ㆍ삼신의(三辰儀)ㆍ사유의(四遊儀)의 세 부분과 이것들을 밑에서 받치는 용주(龍柱), 오운주(鰲雲柱), 십자수준(十字水準)으로 구성되어 있다. 육합의는 천경환(天經環)ㆍ천위환(天緯環)ㆍ지평환(地平環) 세 개의 환이 교착되어 그 내부에 설치되는 삼신의와 사유의의 지지대 역할을 하며, 천구의 상하와 사방을 추측할 수 있다. 가운데에 있는 삼신의는 삼신환(三辰環)ㆍ적도환(赤道環)ㆍ황도환(黃道環)으로 구성되며 해ㆍ달ㆍ별을 관측할 수 있고, 가장 안쪽에 있는 사유의는 천체를 관측하는 사유환(四遊環)ㆍ직거(直距)ㆍ옥형(玉衡)으로 구성되어 있다. 망원경과 같이 천체를 관측하는 옥형을 통하여서는 동서남북 사방을 볼 수 있으며, 옥으로 만든 형이 아니면 옥형(玉衡)이 아니라고 했다. 즉, 선기옥형은 북극과 남극을 축으로 천구의 회전하는 모습과 태양은 황도를, 달은 백도를, 별은 적도와 평행하게 회전 운행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게 하여 하늘의 형상을 재현하였다. 단, 태양을 중심으로 별과 달, 지구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당시는 지구가 중심이고 해와 달과 별이 움직인다고 생각하던 시기에 만들어져서 그 원리대로 관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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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주, 오운주, 십자수준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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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고리, 추, 끈이 있는 저울

 

  그리고 선기옥형을 받치고 있는 4개의 기둥과 용주를 받치는 받침대인 오운주, 오운주를 중심으로 십자로 교차하고, 용주의 네 기둥과 수직으로 결합한 상태인 십자수준이 있다. 십자수준은 십자판 가운데로 홈이 파여 있고 그 가운데에 물을 채워서 수평을 가늠한다. 수평을 맞추지 않고 기울어진 채로는 제대로 측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선기옥형의 구조에서 제일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전경』에서 도수에 쓰신 저울은 지렛대의 원리를 활용한 대저울이다. 대저울은 끈으로 대를 들고 무게를 재려는 물건을 막대의 한쪽 끝에 있는 갈고리에 걸고, 오른쪽에 달린 추의 위치를 이리저리 옮겨 수평을 이룰 때 막대에 새겨진 숫자를 보고 무게를 알아낸다.  

  우리나라에서 무게를 재는 저울을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길이나 부피의 측량기구 관리보다 경제적으로 덜 중요하였기에 다소 늦게 이루어졌다. 태종 10년(1410)이라는 말도 있으나 자세한 기록이 없고 세종 초기에 도량형의 국가 표준이 마련되면서 무게를 재는 제도의 표준화가 이루어졌다. 비록 길이와 부피의 측량기구보다 중요도가 낮았으나 금ㆍ은이나 인삼 등의 무역에 필요한 저울은 국가가 강력하게 관리했다. 『만기요람(萬機要覽)』 「재용편(財用篇)」제4의 기록에 의하면, 무역에 필요한 저울은 호조(戶曹)에서 보관하고 있는 표준 저울에 의해 검정 받도록 엄하게 규정하였다. 

  하물며 하늘을 측정하는 선기옥형을 만들기 위해 쓰인 저울은 얼마나 엄하게 규정되었을까? 더욱이 당시는 ‘관상수시(觀象授時)’라 하여 천문을 관측하여 때를 알리는 일은 제왕의 임무이자 정치적 권력의 표상으로 관념화될 만큼 천문을 관측하는 일이 중요했다.  또한 순임금처럼 성스러운 제왕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천명을 부여해 준 하늘의 의지를 완벽하게 파악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먼저 천문학을 정비해야 한다는 교훈도 담겨져 있었다. 

  선기옥형은 천체관측기라고도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대로 북두칠성이라고도 한다. 먼저 북두칠성의 의미를 알기 위해 각각의 별에 대해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성경(星鏡)』상편 「자미원(紫微垣)」에는 북두칠성의 첫 번째 별을 천추(天樞)라 하여 저울의 앞부분을 의미하고 두 번째 별인 천선(天璇)은 아름다운 옥을 의미하며 세 번째 별인 천기(天璣)는 구슬, 네 번째 별은 천권(天權)으로 저울의 중심을 의미한다. 그리고 다섯 번째 별인 옥형(玉衡)은 옥으로 만든 저울대, 여섯 번째 별인 개양(開陽)은 저울추가 밝음을 연다는 의미가 있고, 일곱 번째 별인 요광(搖光)은 저울대가 광채를 내면서 오르고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두칠성의 별 이름을 자해하면 천칭좌, 즉 ‘하늘 저울자리’의 뜻이기도 하다. 네 개의 별은 저울로 물건을 달 때 올려놓는 부분이고, 뒤의 세 개의 별은 중량을 알 수 있는 저울대이며, 북극성(北極星)은 저울에 물건을 올려놓고 달 때 들어서 고정하는 끈과도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천문류초(天文類抄)』에 따르면 북두칠성은 법(法)을 주관하는 별로 하늘의 가운데를 운행하면서 사방의 별들을 주관하고 사시(四時: 사계절)를 세워 오행(五行)을 고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밤하늘에 옥과 같이 반짝이는 별들을 관측하고 저울질하는 기계인 선기옥형을 북두칠성이라고 한 것이다. 정약용이 쓴 『상서고훈(尙書古訓)』에는 “선기는 자를 말하고, 옥형은 저울을 말하며, 칠정(七政)은 홍범에 나오는 팔정(八政)과 같은 종류의 것이리라.” 하여 선기옥형이 자와 저울과 관계된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이처럼 천문을 관측함은 하늘만이 아닌 땅에 있는 사람을 보살핌과도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추측해 본다면 북두칠성을 의미하는 선기옥형에는 최고신인 천황상제(天皇上帝)가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스릴 때 모든 일들을 하늘의 저울인 선기옥형으로 편벽됨이 없이 공명정대하게 처리하기 위해 하늘 밖에서 저울질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일찍이 상제님께서 정미년 섣달 스무사흘에 신경수의 집에서 “천지가 일월이 아니면 빈 껍데기요, 일월은 지인(知人)이 아니면 허영(虛影)이요, 당요(唐堯: 요임금)가 일월(日月)의 법을 알아내어 백성에게 가르쳤으므로 하늘의 은혜와 땅의 이치가 비로소 인류에게 주어졌나니라.”고 하시며 요임금의 ‘역상일월성신경수인시(曆像日月星辰敬授人時: 해와 달, 별의 운행을 관찰하여 사람들에게 때를 알려주도록 하셨다)’에 대해 가르치신 바 있다. 상제님께서 선기옥형(璿璣玉衡) 도수를 정하시며 저울 갈고리, 추, 끈, 일월대어명, 천지대팔문 도수를 행하신 깊은 의미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말씀에 비추어 볼 때 선기옥형 도수를 보신 것은 편벽됨이 없는 공명함으로 지축과 하늘의 법을 바로 세우시고 새 하늘과 새 땅을 열어 인류에게 후천의 새로운 삶의 원리, 즉 상생의 법리를 베푸시기 위한 기초 작업의 목적으로 행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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