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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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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3.12 조회3,5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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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초에 남녀노소나 빈부귀천에 관계없이 가장 널리 행해지는 ‘국민오락’은 윷놀이라 할 것이다. 세계적 민속학자인 스튜어트 컬린이“조선의 윷놀이는 판 위에서 주사위를 가지고 하는 모든 놀이들의 조상 또는 원형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한 것처럼 윷놀이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전해오는, 매우 오래된 우리의 고유 민속놀이이다.01 옛날에 마을에서는 윷놀이판을 벌여 한해 농사의 길흉을 점치곤 하였는데, 대보름이 지나면 농사가 시작되므로 대개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날까지만 윷놀이를 즐기는 것이 관례로 되어왔다.

  윷놀이를 하려면 우선 윷이 있어야 한다. 먼저 길이 15~20cm, 직경 3~5cm 정도의 작은 통나무 2개를 각각 반으로 쪼개어 네 개로 만든다. 통나무는 박달나무나 밤나무를 쓰는데, 박달나무 윷은 주로 여성용이어서 잘 다듬어 채색을 하고 밤나무 윷은 주로 남성용이어서 크고 무겁게 만드는 편이다. 모두 가운데는 굵고 양끝은 조금 가늘게, 등은 약간 둥글고 배는 평평하게 하며, 잘 구를 수 있도록 모서리를 살짝 둥글린다. 대개 이런 형태의 윷(장작윷)을 많이 사용하지만 밤을 쪼갠 조각처럼 짧고 뭉툭하게 만든 밤윷이나 관서·관북 지방에서처럼 검정콩이나 팥알 두 개를 쪼갠 콩윷 등을 쓰기도 한다.

   윷이 준비되면 이제는 윷판을 마련해야 한다. 윷판은 종이나 나무판에 원형(또는 정사각형)의 20밭(장기판, 윷판 따위에서 말이 머무르는 자리)과 중앙을 정점으로 十자(또는 X자)형의 9밭 해서 모두 29밭을 그려 만든다. 윷판의 생김새가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16세기 조선 선조 때 김문표(金文豹, 1568~1608)가 제시한 사도설(柶圖說)이 가장 돋보인다. “윷판의 바깥이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요, 안이 모진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니 윷판은 하늘이 땅을 둘러싼 모습이다. 또 가운데 있는 것은 북극성이요, 옆으로 벌려져 있는 것은 28수이니 윷판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28수가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윷판의 말이 입구에서부터 출발해서 ‘모’와 ‘방’을 지나오는 최단 경로는 해가 가장 짧은 동지를 나타내는 것이고, ‘모’를 지나 ‘방’과 ‘찌모’를 거쳐 오는 경로는 해가 고른(平均) 춘분을 말한다. ‘모’를 지나 ‘뒷모’와 ‘방’을 돌아오는 것은 밤이 고른 추분을 나타내고, ‘모’와 ‘뒷모’· ‘찌모’를 모두 돌아와야 하는 최장 경로는 해가 가장 긴 하지를 나타낸다. 즉 윷판은 하나의 물건이기는 하지만 지극한 이치가 들어있는 것이다.(『주영편(晝永編』02)”

   한편 8년 초한전쟁의 마지막 해하(垓下) 싸움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항우가 “내가 지금 이렇게 궁지에 몰린 것은 하늘이 나를 버렸기 때문이지 내 전술이 서툴렀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불과 28기(騎)를 이끌고 백만 적군을 돌파할 때 썼던 진형(陳形)을 나타낸 것이 윷판이라는 설도 있다. 그런데 항우가 구축한 진형이 북극성과 28수의 천문 형상을 본뜬 것이기 때문에 김문표의 사도설이나 항우의 진형이라는 설이나 사실은 서로 같은 것이라 하겠다.

   윷판을 놓고 윷을 던질 때 땅에 떨어진 윷 모양이 하나가 젖혀지면 ‘도’, 2개가 젖혀지면 ‘개’, 3개가 젖혀지면 ‘걸’, 4개가 모두 젖혀지면 ‘윷’, 4개가 모두 엎어지면 ‘모’라 부른다.03

   도·개·걸·윷·모는 동물의 이름을 딴 것으로 도는 돼지[豚], 개는 개[犬], 걸은 양[未], 윷은 소[牛], 모는 말[馬]을 뜻한다. 도는 돼지의 옛말인 ‘돝’이 변한 말이고, 개는 지금도 개[犬], 걸은 양의 옛말이며, 윷은 소의 방언인 ‘슛’이, 모는 말의 방언인‘몰’이 각각 변한 말이다.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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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윷을 던져서‘도’가 나오면 말이 1밭을 가고,‘개’는 2밭,‘걸’은3밭, ‘윷’은 4밭, ‘모’는 5밭을 가는데 모두 윷판의 시계 반대방향으로 달린다. 이때 자기편 말이 상대편 말을 뒤따라 가다가 같은 자리에 서게 되면 상대방의 말을 잡게 되고, 보너스로 또 한 번 윷을 던지게 된다. 상대편의 잡힌 말은 멀리까지 간 것이 헛수고가 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만약 두 개나 세 개의 말이 같이 달리다가 상대편의 말에게 잡힌다면 더욱 억울하기 짝이 없게 된다.

  윷판이 곧 천지를 형상화한 것이며 윷판을 달리는 말은 천지의 운행을 상징화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서로 잡아 끌어내리려고 하는 고래(古來)의 윷놀이 방식은 상극지리(相剋之理)가 지배하는 선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에 반해 도인들은‘상생 윷놀이’라 하여 일찍부터 서로 잡고 잡히는 법이 없는 윷놀이를 즐겨 왔다. 게다가 이 놀이 방식에서는 윷판의 말이 출구에 정확하게 멈추어 선 뒤라야 날 수 있으며 만약 말이 가는 걸음이 과하여 출구를 지나치게 되면 다시 한 바퀴 돌아야만 한다.‘상생 윷놀이’는 상생지리(相生之理)가 지배하는 후천의 모습을 상징하면서 또한 과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이 놀이를 보면서‘수도 중에 넘친다 싶으면 처음의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 겸손한 자세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게 되는 것은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

  새해 새아침을 맞아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며 상생 윷놀이로 2006년 병술년(丙戌年)을 활짝 열어젖혀보면 어떨까 싶다.

1) ‘척사(擲柶)’ 또는 ‘사희(柶戱)’라고도 하는 윷놀이는 중국의 주사위놀이인 저포(樗蒲)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변모된 것이라는 설도 있으나 사실은 우리나라의 윷놀이가 중국으로 건너가서 다시 역수입된 것이다.

2) 조선후기 실학자 정동유(鄭東愈, 1744~1808)가 1806년에 지은 만필집(漫筆集). 우리나라의 풍속·역상(曆象) 등을 기술하고 있다.

3) 이 놀이를‘윷놀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던지는 윷가락이 모두 네 개이며 넷을 상징하는 것은 윷이기 때문이라 한다.

4) 윷놀이에 등장하는 다섯 동물 이름은 가축 이름을 붙인 마가(馬加)·우가(牛加)·저가(猪加)·구가(狗加)라는 부여(고구려에 편입된 BC1세기 무렵의 고대국가)의 관직명과 유사하기 때문에 윷놀이는 부여의 풍습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순소식> 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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