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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그 두드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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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1.04 조회3,3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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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정성 들이는 마음에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운 치성시간 그때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엄숙한 울림 둥둥, 둥둥, 둥! 그 두드림의 진동은 몸속까지 메아리치듯 울려 퍼진다. 치성과 강식이면 빠질 수 없는 북의 두드림은 듣는 이의 마음을 숙연케 한다. 이렇게 도장의 큰 행사에 반드시 사용되는 북, 과연 그 두드림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일까?

먼저 북의 어원에 관해서 15세기 국어 문헌인 『두시언해』(권8 36)와 『법화경 언해』(권5 38)를 참고해 볼 수 있다. 『두시언해』에는 ‘붚[鼓:북 고]’으로 『법화경 언해』에는 ‘붚[鐘:쇠북 종]’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만드는 재료에 따라 가죽북은 ‘갓붚(鼓)’, 쇠북은 ‘쇠붚(鐘)’ 등으로 쓰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쇠북은 중국의 은대 이후 예기(禮器)에 속하는 악기의 일종이다. 8세기 경 신라가 쇠북을 들여온 이후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그 형태와 문양에서 우리만의 독특한 특색과 양식을 구비한 한국 고유의 종으로 변한 것이다. 이러한 종(鐘)이 널리 사용되면서 ‘쇠북’은 자취를 감추고 가죽북인 현재의 북만 남게 되었다.

북은 고대인들이 유목생활을 하면서 둥그런 나무통에 동물의 가죽을 팽팽하게 씌워 만든 것이 최초의 형태이다. 그 쓰임은 부족이나 마을 간의 교신(交信)을 하기 위한 도구 내지는 전쟁시 신호용과 사기를 북돋는 데 사용되었다. 또한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종교의식에 있어서도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도구였다.

북의 웅장한 울림이 나타내는 신성함은 신을 잠에서 깨게 하고 그 소리가 신을 기쁘게 한다고 여겼으며 북소리를 통해 신에게 다가서며 신과 합일되고자 하는 주술적인 의도도 있었다. 이러한 종교적 특성에 의해 북은 국가 단위의 종교 행사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이를테면 부여의 제천행사 ‘영고(迎鼓)’는 ‘북을 맞이한다’는 의미로 그 당시 북이 하늘과 신(神)과 사람의 소통을 돕는 매개물(媒介物)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예로부터 북은 하늘과 통하는 악기로 여겨 신을 부르는 데 쓰였고, 북 가운데 뇌고(雷鼓)01 라 하여 그 북으로는 천신(天神)을 모신 원구(圓丘) 또는 산천(山川)·성황(城隍), 풍운뇌우(風雲雷雨) 등을 향해 제사를 지냈다. 이처럼 우리 전통 가운데 있어 북은 신성한 도구였다.

여주본부도장 숭도문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북(鼓)과 종(鐘)이 함께 있는 종고각을 보게 된다. 한 건물 속에 북과 종이 함께 위치하는데 일반적인 양식과는 반대로 특이하게도 아래에는 북, 위에는 종이 위치해 있다. 가죽과 나무로 만든 북은 음양오행의 원리인 목(木)에 해당하며 그 소리가 하늘[陽]로 울리기 때문에 양(陽)을 상징한다. 반면 쇠로 만든 종은 음양오행의 원리인 금(金)에 해당하며 땅[陰]으로 울려 퍼진다 하여 음(陰)을 상징한다. 이것은 대순진리회 종지의 하나인 음양합덕의 이치를 표현하고자 함이다.

도장에서 북소리는 매일 정해진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는 달리, 치성 때 혹은 강식 때에만 들을 수 있다. 우선 치성이나 강식 때 북소리를 들어보면 북을 두드리는 것에 일정한 규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치성 때는 5번을 3회 반복하여 총 15번, 강식 때는 7번을 3회에 걸쳐 총 21번을 두드린다. 특히 봉강식 때에는 합강을 마친 시학원과 정진급 회원들이 봉강 대기장소로 내려와 정렬을 하게 되는데 이는 봉강식이 시작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때 고수(鼓手)02는 북을 두드리기 시작해 시학원이 모두 영대에 올라 갈 때까지 계속 북을 두드린다. 북을 두드리는 방식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이 단지 추측만이 있을 뿐이다. 추측에 의하면 치성시 두드리는 15회의 횟수는 우주가 돌아가는 근본 원리인 진(辰)·술(戌)·축(丑)의 5土(토)와 미(未)의 10土(토)의 작용에 의한 합으로 생성되는 숫자가 15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강식 때 두드리는 횟수 21회는 인간의 복록과 수명을 담당하는 칠성의 기운이 완성되는 숫자가 21(7×3)이기 때문이라는 견해와 기도주(祈禱呪) 주문이 21자이기 때문에 총 21회를 두드린다는 것이 그것이다.

치성 때 고수(鼓手)는 “대강 대강 신(大降大降神)”, 강식 때는 “대강 대강 해원 신(大降大降解神)”을 마음속으로 읊으면서 두드린다. 이렇듯 대순진리회에 있어 북과 신(神)의 관계는 도장의 북이 뇌화고(雷化鼓)라는 명칭을 가진 데서 접근해 볼 수 있다. 뇌화고는 뇌성보화천존(雷聲普化天尊)의 덕화가 천지인(天地人) 삼계에 미치도록 기원하는 성음(聖音)이며 태초의 소리로 모든 신명들을 하늘에서 지상으로 청해 부르는 하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에게 있어 북, 그 두드림은 치성 또는 강식 때 구천상제님의 하강과 더불어 옥황상제님, 천지신명들과 응감할 수 있는 신인조화(神人調化)의 장이 펼쳐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01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북. 북면이 하나뿐인 원추형에 북 여섯 개를 원형으로 묶어 북틀에 메달고, 하늘을 상징하는 검은색을 칠한 것으로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02 북치는 사람.

 

<대순회보 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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